2020. 3. 16. 14:05ㆍ발제문
1. 들어가며
지난 주말 국고채(3년물) 금리는 하루 사이에 0.1%포인트 상승하여 1.15%가 되었다. 10일 전 3월 4일에는 1.03%까지 하락했던 금리가 갑자기 튀었다. 코로나 19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반영되며 1.0% 수준까지 빠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반등하였다. 경기가 나빠지는데 금리마저 올라가면 경제 주체들의 고통은 극대화된다. 그 이유에 대하여 살펴보자.
2. 경기와 금리의 공식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가 낮아진다는 공식은 경기가 나쁘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과거보다 줄어들기 때문이지만, 경기가 정말 많이 나빠지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급증한다. 투자용 돈이 아니라 생존용 돈이다. 마트 사재기 현상과 비슷한 원리이다.
금리가 상승한 이유 첫째는 현금 확보 공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활동이 둔화되며 가장 큰 고민은 기업과 상인이 곳곳에서 상황이 나빠진다. 사업이 먼저 지출하고 나중에 수확하며 차익을 이익으로 가져간다. 지출은 먼저 했지만 수확이 늦어지면 보유자금이 넉넉한 기업이 아니라면 쉽게 쓰러진다. 지금 현재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투자자들은 그런 상황을 예견하여 행동한다. 안전한 국채 역시 급하게 현금으로 바꿔야하는 보유자들이 몰려와서 내다팔기 시작하면 매우 헐값에 팔아야 한다.
3. 정부의 재정정책과 그 영향
경기가 나빠지면 정부는 돈을 많이 쓴다. 정부는 돈을 시중 자금시장에서 조달한다. 경기가 나쁘지만 돈을 필요로 하는 거대한 수요자가 생긴다. 그래서 금리가 올라간다. 최근의 금리상승은 이러한 예측을 반영한 모습이다.
금리가 상승한 이유 둘째는 정부가 국채 발행을 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쁘지만 시중 자금시장에서 거대한 수요자가 생기는 것이다. 추경을 위한 국채 발행은 정부가 큰 돈을 빌리는 것이므로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할 수 있다. 그래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추경으로 인해 시중 금리가 상승한다면, 중앙은행이 움직인다. 돈을 찍어내서 시중의 국채를 사들인다. 이것이 양적완화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면 시중에 돈이 부족해서 금리가 올라가는 일(=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일)이 사라진다.
4. 일시적 금리 상승은 언제까지?
금리 급등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잠시 나타나는 이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말로 상황이 계속 나빠져서, 부도 기업이 속출하고 자금이 경색되면 금리 폭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중앙은행이 카드를 꺼내든다. 예를 들어 주요 기업들이 부도가 나면 그런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중앙은행이 직접 사주는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문제는 아무리 큰 일이라도 결국은 이런 방식으로 해결된다.
5. 불경기에 중앙은행의 역할
중앙은행은 시중에 자금이 필요한 곳에 직접 대출을 해주지 않지만 은행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게 은행의 고민을 덜어주거나, 그 일을 사전에 풀어주는 일을 한다. 유럽 중앙은행(ECB)이 유럽의 시중 은행들에게 낮은 금리로 돈을 장기간 빌려주는 LTRO라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 빌린 돈으로 은행은 조금 더 높은 이자를 받고 시중에 돈을 빌려주라는 의미의 정책이다. 물론 은행이 약간의 예대마진을 위해 위험성 있는 대출을 하지 않겠지만, 위험하지 않은 대출은 살펴보고서 우량해 보이는 곳에 대출을 해주려는 금융회사가 생기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라고 만든 정책이지만.)
코로나 19바이러스로 인한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우량 기업도 어떻게 될 지 모르고 대출이 마비되면 은행이 몸을 사린다. 중앙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자금을 공급해서 은행이 몸을 사리는 비용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미국 연준이 단기유동성(단기대출자금)을 계속 공급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위기가 닥치면 서로를 믿지 못하여, 쉽게 돈을 빌려주던 관행이 사라지고 자칫하면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금융회사들이 생길 수 있다.
출처: http://now.rememberapp.co.kr/author/jw-lee/
이 진우 - Remember Now
불황엔 금리가 내려가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오르고 있습니다.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졌고, 중앙은행들이 국채를 대규모 발행할 상황이 왔기 때문입니다.
now.rememberap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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