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 김희정, 코로나가 만든 4차산업 언택트 성장

2020. 5. 3. 23:19카테고리 없음

1. 들어가기

초대 4차산업혁명위원장 시절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47)은 코로나19의 함의를 ‘속도’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업무와 일상이 ‘언택트(비대면)’로 이뤄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가 우리 예상보다 빨리 왔다는 설명이다.

2. 사회적 배경

김 의장은 “요즘 유행하는 언택트는 이전에도 있던 기술”이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런 기술들을 더 친숙하게 느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디지털의 심화”라며 “인공지능(AI)의 보급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인 합의가 부족하거나 이해관계가 복잡해 미뤄두고 있던 문제들을 풀 기회가 왔다”고도 했다. 장 의장은 “규제에 막혀 10년째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원격의료와 관련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위기 상황을 생산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 변화를 위한 과제

그가 꼽은 첫 과제는 ‘노동 다양화’다.
관련 법을 바꿔 각기 상황이 다른 근로자들을 다른 잣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장 의장의 주장이다.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화이트칼라 엘리트에게 주 52시간제를 강요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신산업이 탄생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전통 제조업을 전제로 한 규제의 프레임을 씌우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과제는 교육이다.
고등교육 시스템을 수술할 때가 됐다는 얘기도 꺼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엔 소수 엘리트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진다는 논리였다. 장 의장은 “10년 전 ‘반값 등록금’이란 정치적 구호가 자리잡으면서 교육의 질이 뚝 떨어졌다”며 “대학 수를 줄이더라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역시 규제 문제다.
정부는 혁신을 막고 있는 규제를 전향적으로 풀어 기업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도 했다. 장 의장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상징적인 사건들을 깔끔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국토교통부라면 소비자들이 선호했던 서비스 ‘타다’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타다 활성화법’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홈페이지에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제2, 제3의 타다가 쏟아질 것이란 내용의 배너광고를 올리기도 했다.

4. 긍정적인 흐름에 주목, 코리아 디스카운트 그만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사진)은 코로나19 이후 국가 브랜드가 한층 개선됐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하면 떠올리는 첫 이미지는 ‘한강의 기적’. 두 번째가 ‘한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의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범 방역국’ ‘안전한 나라’ 등의 이미지가 더해졌다”며 “국가 브랜드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면 됐지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5. 미래 준비는?

코로나19의 공포가 서서히 걷히고 있는 시점에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화두를 묻자 “쿠팡의 성공 스토리 속에 답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장 의장은 4년 전 한 스타트업 행사에서 쿠팡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이마트를 꺾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꺼냈다. 당시만 해도 쿠팡은 중견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였다. 그의 예언은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빨리 현실이 됐다. 장 의장은 “기업 세계에서 2등이 1등을 꺾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이마트가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 시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얘기였다.